정부가 휴진 대신 진료 조정에 들어간 서울아산병원의 선택에 다행이라면서도 대형병원 교수들에게 무기한 집단휴진을 중단해줄 것을 요청했다.
의사 집단행동 중대본 브리핑 (연합뉴스)
김국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아산병원 교수 비대위는 당초 예고한 전면 휴진이 아닌 중증·응급환자 중심으로 진료를 재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환자들을 위한 결정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무기한 집단휴진과 같은 극단적 방식은 중단해주실 것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세브란스병원 교수들이 지난달 27일부터 개별적으로 휴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아산병원은 이날 진료 축소에 들어갔다. 앞으로 고려대병원(12일), 충북대병원(26일)도 진료 재조정 및 휴진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 정책관은 "오늘 환자단체가 의사 집단휴진 철회 및 재발방지법 제정 촉구대회를 열었다"며 "정부는 환자와 그 가족분들의 간절한 목소리를 무겁게 받아들여 의료계와의 대화 노력에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 한국환자단체연합회,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소속 환자단체들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 모여 의료계와 정부 모두에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정부는 이날도 전공의들에게 수련병원으로 복귀할 것을 재차 촉구했다.
김 정책관은 "복귀를 고민 중인 전공의가 있다면 하루라도 빨리 수련현장으로 돌아와 주기를 바란다"며 "정부는 복귀한 전공의가 수련에 전념하면서 전문의 자격을 차질 없이 취득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전공의 사직서 처리 시점을 두고는 "지난달 4일에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을 철회했으므로 그 뒤로 효력이 발생한다"며 "퇴직금 정산 등의 문제로 병원장과 전공의 간에 사직서 수리 시점을 소급해서 적용할 수 있겠지만, 수련 체계 등 공적인 부분에서는 6월 4일 이후로 효력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복귀 전공의 처분에 대해서는 현재 검토 중으로, 조속한 시일 안에 정리해서 발표하겠다"며 "사직이나 복귀에 시한을 정하는 것도 고민 중인데, 한꺼번에 발표하도록 준비하겠다"고 했다.
복지부와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이달 3일 기준 전체 211개 수련병원 전공의 1만3천756명 중 1천86명(7.9%)만 근무 중이다. 같은 날 기준 전체 수련병원에서 레지던트 사직률은 0.54%(1만506명 중 57명)에 그쳤다.
김 정책관은 전공의들의 대정부 손해배상 소송 변호인단에 합류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정부가 권력을 남용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전공의 1만명 정도가 현장을 떠나 중증·응급환자가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필수의료 공백으로 국민 보건에 중대한 위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로 각종 행정명령을 발동했고, 이는 국가의 의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