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선 승리가 확정되면서 6일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고율 관세 정책으로 인한 물가상승 우려와 연준의 금리인하 속도 둔화 전망이 겹치며 연내 1,420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8시 20분 현재 1,400.5원을 기록, 지난 4월 16일 이후 약 7개월 만에 1,400원대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관세 인상 공약이 현실화될 경우 미국 내 물가와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연준의 금리인하 속도가 더뎌질 것으로 분석했다.
노무라증권 박정우 이코노미스트는 "공약대로 높은 세율의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 내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져 연준의 금리 인하가 일찍 중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NH농협은행 이낙원 FX파생전문위원은 "불법 이민자 추방으로 인건비도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미국의 금리 인하 속도는 떨어지고, 달러 가치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대통령직과 상·하원을 공화당이 모두 가져가는 '레드스윕'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중 갈등 심화 우려도 커졌다. KB국민은행 이민혁 이코노미스트는 이 경우 "수출 의존형 국가인 한국에는 타격이 불가피하고, 환율도 1,420원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금리시장에서도 트럼프 당선 영향이 감지됐다. 이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일 대비 3.5bp 상승한 2.952%를 기록했고, 10년물과 30년물도 각각 4.4bp, 1.9bp 올랐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줄어들었다. 현재 1.75%p인 한미 금리 격차가 더 벌어질 경우 외국인 자금 유출과 원화 가치 하락 위험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에서는 코스피가 전날보다 13.37p(0.52%) 하락한 2,563.51로 마감했다. 반면 '트럼프 수혜자산'으로 꼽히는 비트코인은 6.46% 상승한 1억238만1천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