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11일 국회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현 정부의 경제·외교 성과를 강조하며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한미동맹이라는 대한민국의 세 기둥을 지켜내겠다고 밝혔다.
12일 오전 권성동 원내대표는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우원식 국회의장과 여·야 국회의원 앞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지금 대한민국은 매우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다"며 "12.3 비상계엄 선포, 대통령 탄핵소추와 구속 기소까지 국가적으로 큰 위기를 겪고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그는 "국민 여러분의 불안과 걱정이 얼마나 크신지 잘 알고 있다"며 "집권여당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사과했다.
권 원내대표는 현 정부의 주요 성과로 거시경제 안정을 꼽았다. 그는 "수출은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난해 경제성장률 2%를 지켜냈다"면서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3만 6천 달러대에 진입했고, 이는 일본과 대만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민주당을 향해 "지난 12.3 비상계엄 선포는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납득할 수 없는 조치였다"면서도 "왜 비상조치가 내려졌는지 한 번쯤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74년 동안 발의된 탄핵소추안은 총 21건인데,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거대 야당은 무려 29건의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며 "우리 헌정사에도, 세계 어느 국가에서도 이런 야당은 없었다"고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현재의 정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분권형 개헌을 제시했다. 그는 "87년 체제 등장 이후 5년 단임제 대통령 8명 중 3분이 탄핵소추를 당했고, 4분이 구속됐다"며 "이는 개인의 문제를 뛰어넘은 제도 자체의 치명적인 결함"이라고 진단했다.
의료개혁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의료계의 목소리를 세심하게 수렴하지 못했고, 조급한 측면도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필수의료를 정상화하고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해서는 의료개혁이 필요하다"며 의정 대화 재개를 촉구했다.
연금개혁에 대해서는 "모수개혁만 한다면 국민연금기금 고갈 시점이 고작 8년 정도 늦춰질 뿐"이라며 "우리 세대가 좀 더 혜택을 누리자고 청년들에게 빚더미와 암울한 미래를 물려주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권 원내대표는 연설 말미에서 "광복 80주년이 되는 올해, 우리는 선배 세대로부터 좋은 나라를 물려받았다"면서 "대한민국을 떠받치고 있는 세 개의 기둥,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그리고 한미동맹의 소중한 유산을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