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5월 1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김문기 골프 발언'과 '백현동 국감 발언'을 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로 판단하고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하자, 여야가 정면으로 충돌하며 격렬한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박찬대 상임총괄선대위원장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후 4시 30분 기자회견에서 "법 앞에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는 헌법의 원칙이 재확인됐다"며 대법원 판결을 환영했다. 권 위원장은 "대법관 12명 중 총 10명이 유죄 취지로 판단했다"며 "단순한 법적 판단이 아니라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한 사법적 경고"라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 박찬대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은 같은 날 오후 5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황당무계한 졸속 판결"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박 위원장은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한지 단 9일 만에 딱 두 번의 심리만 진행하고 졸속 판결했다"며 "6만 쪽이 넘는 재판 기록을 제대로 한 번 읽는 것도 불가능한 기간"이라고 비판했다.
권 위원장은 이번 판결이 제시한 법적 기준에 주목했다. 그는 "표현의 의미는 후보자 개인이나 법원이 아닌 일반 선거인의 관점에서 해석해야 한다"며 "골프를 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골프를 쳤고, 백현동 용도 변경은 국토부의 강요가 아닌 성남시의 자의적인 결정이었음이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모두는 국민을 속이기 위한 후보자의 고의적인 거짓말이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판결을 계기로 이재명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권 위원장은 "이제 공은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에게 넘어갔다"며 "후보 자진 사퇴가 상식이다. 더 이상 국민을 기만하지 마십시오"라고 촉구했다. 이어 "민주당은 책임 있는 정당이라면 조속히 후보를 교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민주당 박찬대 위원장은 이번 판결을 '사법 쿠데타'로 규정하며 강력히 반발했다. 그는 "대법원 스스로 만든 최신 판례까지, 아니 심지어 그 판례를 만든 그 대법관까지 손바닥 뒤집듯이 뒤집었다"며 "공정성도 일관성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또한 "행위도 아닌 인식과 주관적이고 추상적인 판단까지 처벌해야 한다는 조잡한 판결을 어떤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박 위원장은 특히 판결 시점에 대해 정치적 의도를 제기했다. 그는 "3시에 대법원이 파기환송 선고하고 4시에 한덕수가 사퇴, 사실상 대선 출마를 선언한다"며 "이게 무슨 짜고 치는 고스톱입니까? 국민들이 모를 줄 압니까?"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으로부터 압도적 지지를 받는 유력 정치인이자 차기 대선 후보에 대해 올가미를 씌우고 족쇄를 채우려는 불순한 의도"라고 주장했다.
권 위원장은 "오늘의 판결은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정의의 복원"이라며 "국민의힘은 오늘 판결을 법치주의 회복의 이정표로 삼겠다"고 밝혔다. 또한 "대한민국 정치가 다시 상식과 책임 위에 서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이 쿠데타는 결국 실패로 귀결될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진짜 주인은 사법부가 아니라 주권자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위헌, 위법한 비상계엄을 막아내고 불의한 권력을 끌어내린 우리 국민께서 사법 쿠데타를 진압하고, 정의와 상식을 바로 세워주실 것"이라며 "민주당은 내란 종식과 정의 회복을 위해 국민만 믿고, 국민과 함께 흔들림 없이 마지막까지 결연하게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은 대선을 앞둔 정치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의 사퇴와 민주당의 후보 교체를 요구하며 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보이는 반면, 민주당은 '사법 쿠데타'로 규정하고 총력 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하급심에서의 재판 결과와 이에 따른 정치적 파장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