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5년 뒤 받은 과태료 고지서, "효력 없다" 국민권익위 판단

  • 박헌기 기자
  • 등록 2025-05-23 10:15:06
기사수정
  • 제척기간 경과 후 도달한 과태료 고지서는 무효 처분
  • 경찰관 공시송달 소홀로 국민 재산권 침해 발생
  • 국민권익위, 해당 경찰서장에게 처분 취소 시정권고

국민권익위원회가 교통법규 위반자에게 발송한 과태료 고지서가 제척기간 경과 후에 도달했다면 이는 효력이 없는 무효 처분이므로 취소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23일 밝혔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교통법규 위반 과태료 고지서가 5년의 제척기간 경과 후 도달됐고, 공시송달 절차도 누락됐다면 그 처분은 효력이 없다며 해당 경찰서에 취소를 권고했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유철환)는 담당 경찰관이 교통법규 위반자에게 우편으로 과태료 고지서를 발송했으나 도달하지 않았음에도 공시송달 절차를 이행하지 않아 제척기간 경과 후에 고지서가 도달된 사안에 대해 해당 처분을 취소하도록 경찰서장에게 시정권고했다고 발표했다.


사건의 발단은 2019년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A씨는 자동차 운행 중 규정 속도를 위반해 무인 단속카메라에 적발됐고, 담당 경찰관은 A씨에게 사전통지서와 과태료 고지서를 우편으로 발송했다. 그러나 A씨는 이러한 고지서들을 전혀 받지 못한 채 5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상황이 바뀐 것은 2024년 12월 17일이었다. 단속 이후 5년이 넘은 시점에서 A씨의 자녀가 과태료 고지서를 받게 되면서 A씨는 그제서야 자신의 교통법규 위반 사실과 과태료 부과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A씨는 올해 1월 "공시송달 등 절차를 따르지 않은 과태료 처분은 효력이 없으니 조사해 달라"며 국민권익위에 고충민원을 제기했다.


국민권익위의 조사 결과, 해당 경찰관은 제척기간이 완성되기 전에 A씨에게 사전통지서와 과태료 고지서를 우편으로 발송했으나 실제로는 도달하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 문제가 된 것은 경찰관이 우편 송달이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시송달 절차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결국 A씨의 자녀가 과태료 고지서를 받았을 때는 이미 제척기간이 지난 상태였다.


이 사안의 핵심은 「질서위반행위규제법」 제19조 제1항의 규정에 있다. 이 조항에 따르면 행정청은 질서위반행위가 종료된 날부터 5년이 경과한 경우에는 해당 질서위반행위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즉, 제척기간이라는 법적 시효가 존재하는 것이다.


국민권익위는 담당 경찰관이 과태료 고지서의 우편 송달 실패를 확인했음에도 공시송달 절차를 소홀히 한 결과, 제척기간이 경과한 후에 도달된 고지서는 법적 효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행정청이 제택기간 경과 이전에 과태료 부과처분을 했더라도, 실제 고지서가 제척기간 경과 후에 도달했다면 이는 제척기간 경과 이후에 한 처분에 해당해 효력이 없다는 것이다.


박종민 국민권익위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과태료 처분은 국민의 재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행정청의 침익적인 처분으로 관련 절차를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며 "국민의 권익 보호를 위해 향후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경찰관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0
포토뉴스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이재용 '부당합병·회계부정' 무죄 확정…4년 10개월 재판 끝났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부당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지 4년 10개월 만에 무죄를 확정받았다.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17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 대해 1·2심과 같은 무죄 판결을 내리고 검찰의 상고를 기...
  2. 온라인 플랫폼이 불러온 자영업 양극화…“성장잠재력 있는 곳에 금융 집중해야” 온라인 플랫폼의 확산이 자영업자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분석 속에, 정부의 자영업 금융지원이 성장잠재력이 큰 업체에 집중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정희완 한국은행 지역경제조사팀 과장은 17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5 BOK 지역경제 심포지엄’에서 “온라인 플랫폼 성장은 자영업 경영성과의 격차를 .
  3. 김민석 총리 "제2의 IMF급 경제위기, 범국가적 에너지 모아야" 김민석 국무총리가 16일 경주에서 열린 제48회 대한상의 하계포럼 개회식에서 현재 경제상황을 `제2의 IMF`에 비유하며 구조적·복합적 위기 극복을 위한 범국가적 에너지 결집을 강조했다.김민석 국무총리는 16일 오후 경주 라한셀렉트 호텔에서 개최된 제48회 대한상의 하계포럼 개회식에서 기조강연을 통해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한 강한 ...
  4. KB부동산, LH청약전용관 서비스 선보여 KB국민은행(은행장 이환주)은 부동산 종합 플랫폼 ‘KB부동산’에서 공공 청약 정보를 통합 제공하는 ‘LH청약전용관’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번 서비스는 지난해 12월 KB국민은행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간 업무협약(MOU)을 기반으로 민간 플랫폼 중에서는 최초로 LH분양주택의 청약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LH청약전용관’은 청약 ...
  5. 올해 2분기 부패·공익신고자 44명에 6억5천만 원 보상금 지급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유철환)는 올해 2분기 동안 부패 및 공익침해행위를 신고한 44명에게 총 6억 5천만 원 규모의 보상금을 지급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들의 신고를 통해 공공기관이 회복 결정한 수입은 약 65억 원에 달한다.분야별로는 ▴연구개발 1억 9천만 원(28.4%) ▴의료 1억 7천만 원(26.2%) ▴산업 1억 4천만 원(21.7%) 등 세 분야가 전체 보.
  6. 배우 박보검, 2025 한국 관광 명예홍보대사 위촉…‘출구 없는 매력’ 알린다 ‘출구 없는 매력의 한국 관광’을 알릴 새로운 얼굴로 배우 박보검이 나선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오는 7월 29일 ‘2025 한국 관광 명예홍보대사’로 박보검을 공식 위촉하고, 글로벌 홍보 캠페인 ‘네버 엔딩 코리아(Never Ending Korea)’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문체부는 24일, 한국 관광 홍보 유튜브 채널 ‘I...
  7. 美 25% 상호관세 D-7… 정부, 막판 총력전 속 '윈-윈' 해법 찾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25%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통보한 시한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한국 정부는 8월 1일 전 협상 타결을 목표로 막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도 한국과의 협상 상황을 "생산적"이라고 평가하며 계속 협상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양국이 조만간 합의점에 근접할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