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가 넉 달 연속으로 2%대 오름세를 기록하면서 안정된 흐름을 이어갔지만, 전월보다는 상승 폭이 확대됐다.
국제유가 상승과 유류세 인하분의 일부 환원으로 석유류 가격은 21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했다. 사과·배 등 과일 가격의 고공행진도 지속됐다.
휴가철을 맞아 외식 제외 서비스 물가가 오르고, 생활물가지수도 3%대로 복귀하는 등 부문별로 크고 작은 상승세가 감지되기도 했다.
정부는 추가 변수가 없다면 8월부터 2%대 초중반의 물가 둔화 흐름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4.13(2020년=100)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2.6%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2.8%에서 2∼3월 3.1%로 높아진 뒤 지난 4월(2.9%)부터 다시 2%대로 내려앉았다. 6월에는 2.4%까지 떨어지며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품목별로는 농·축·수산물이 1년 전보다 5.5% 상승했다. 축산물(2.2%)과 수산물(0.9%)의 물가 상승은 크지 않았지만, 농산물이 9.0% 상승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사과(39.6%) 등 과일 가격 강세도 계속됐다. 배 가격은 154.6% 올라 통계 조사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월 대비로는 상추(57.2%)와 시금치(62.1%), 배추(27.3%) 등 채소류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폭우를 비롯한 기상 상황 영향으로 생육 주기가 짧은 채소류 가격이 전월보다 올랐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8월부터 기상악화 등 일시적 용인이 해소되고, 추가 충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2%대 초중반 물가 둔화 흐름이 재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7월 들어 집중호우 등 기상 악화로 농산물 가격이 강세를 보였고,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류 가격도 올랐다"면서도 "변동성이 높은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하면 근원물가는 2.2%로 안정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공행진' 중인 과일 가격과 관련해서는 "7월부터 햇배와 햇사과가 나오고, 다른 제철 과일들의 작황도 좋아 점차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고 봤다.
향후 불안 요인으로는 중동 불안 재확산에 따른 유가 변동과 여름철 기상이변 등을 꼽았다.
정부는 "배추·무 비축 물량 방출과 할인 지원 등을 통해 농산물 수급 안정에 노력하겠다"며 "원가 하락이 가격에 반영될 수 있도록 업계와 소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이날 김웅 부총재보 주재로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8월부터 지난해 유가·농산물 가격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도 크게 작용하면서 다시 둔화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