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서울역사박물관, `우리가 만나던 그곳, 종로서적` 기획전 개막

  • 최인미 기자
  • 등록 2023-07-24 11:23:47
기사수정
  • 7월21일부터 내년 3월17일까지 공평도시유적전시관 기획전시실에서 무료 관람
  • 한국 현대 서점사를 대표하던 서점이자 그 시절 서울 시민들의 대표적 약속장소

서울역사박물관 분관 공평도시유적전시관 기획전시실에서는 지난 21일 한국 현대 서점사에 큰 획을 그었던 서점이자 그때 그 시절 종로의 대표적인 약속장소였던 ‘종로서적’의 추억을 돌아보는 `우리가 만나던 그곳, 종로서적` 기획전시가 개막되었다. 전시는 내년 3월17일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1987년 종로서적 본 · 신관 모습...1987년, <종로서적 안내지>, 전세영 소장종로서적은 1948년의 ‘종로서관’을 전신으로 하여 1963년에 ‘종로서적센터’로 개점한 우리나라 최초의 현대식 대형서점으로 많은 독서인들의 사랑을 받았다. 또한 종로서적은 단순히 서점만이 아니라 추억의 약속장소로도 유명하였던 만큼 2002년 월드컵의 열기 속에서 부도로 폐점하게 되어 많은 사람들의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불러일으켰다.

 

“안할말로 그까짓 축구공이 어느 골대로 몇 번 들어간들 무슨 상관이랴, … 종로에 우뚝 서서 이 땅 청년의 자주와 자존을 배양하던 종로서적이 문을 닫았다고 한다. ‘월드컵 첫 승리!’ 하필이면 48년만에 민족의 염원을 이룩하여 새 역사를 창조했다는 바로 그날 접한 참혹한 소식이다. 그러나 종로서적의 죽음은 어쩌면 현충일의 사이렌보다 장엄한, 한 시대의 종언을 알리는 조종(弔鐘)인지도 모른다.” - 안경환(전 국가인권위원장·서울대학교 법대 명예교수), 〈월드컵과 종로서적〉, 《조선일보》2002.6.7.

 

이번 전시는 ’22년 공평도시유적전시관 <종로서적>의 조사연구 사업을 통해 밝혀진 ‘종로서적이 가진 한국 현대 서점사적 의의’를 조명하고, ’22년 8월~12월까지 진행한 ‘옛 종로서적과 관련한 사연과 자료 공모전’을 통해 만나게 된 종로서적에 종사했던 분들과 종로서적의 고객이었던 시민들의 기억과 추억이 담긴 물건들을 전시했다.

 

또한 종로서적의 대표적인 문화행사였던 <작가와의 대화>에서 처음으로 독자와의 만남을 가졌던 은희경 작가의 인터뷰와 오랜 기간 종로서적에서 일했던 신영옥 씨와 이선우 씨의 인터뷰를 영상으로 만날 수 있다.

 

전시 구성은 <1부. 서울의 오래된 서점, 종로서적>, <2부. 책과 사람이 만나는 곳>, <3부. 꿈을 키워준 나의 일터>, <4부. 사람과 사랑이 만나는 곳> 이렇게 4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서울의 오래된 서점, 종로서적>에서는 근현대의 대표적 서점거리였던 종로의 옛 서점들을 살펴보고, 그 중 현대까지 이어져 최초의 현대식 서점을 이루었던 종로서적의 역사를 살펴본다.

 

“종로서적이 처음 개점할 때 이름은 종로서관이었다. 아마 숙명여고 2학년 때였을 것이다. 일본어 번역본을 통해 문학의 세례를 받은 문학소녀들에게 그곳은 꿈의 궁전이었다. 처음 보는 대형서점이었다. 들어갈 때마다 가슴이 울렁거렸다. 어마어마하게 큰 매장이 우리 말로 된 책으로 꽉차 있다는 건 생각만 해도 가슴 벅찬 일이었다.” -박완서, 「두 친구」, 『호미』, 열림원, 2014.

 

<2부. 책과 사람이 만나는 곳>에서는 책이 가장 유력한 지식과 정보매체였고, 독서·출판의 사회적 인프라가 전체적으로 부족했던 그 시절, 종로서적은 단순한 책 판매점이라기보다 도서관이나 문화정보센터의 역할을 하였고 독자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여 새로운 독서 문화를 이끌어나갔음을 당시의 자료와 구술로 보여주고 있다.

 

“종로서적이요? 공부를 하게끔 동기를 계속해서 부여해 주는 장소라고 그럴까? 거기 가면은 책은 다 있으니까. 사람들이 생각하는 책들이 뭐가 있고 사람들이 주로 관심을 갖는 분야가 무엇이고 하는 걸 알 수 있게끔 해주는 것이 있어요. 그러니까 자기가 어떤 지식의 늪에서 헤맬 때 여기 가면은 ‘이런 게 있구나’ 라는 걸 보여주는 장소였어요.” - 종로서적의 학생 독자, 김민우

 

<3부. 꿈을 키워준 나의 일터>에서는 종로서적이 ‘종로대학’의 일부이자 ‘서점 인재 사관학교’으며, 우리나라 서점 문화의 선도적 역할을 하였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일했던 종로서적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처음 발령을 받고 만난 선배들이 다들 ‘종로서적은 단순한 서점이 아니다, ‘종로대학’이다. 자기가 맡은 파트에서 ‘박사’ 소리 듣게끔 일해야 된다.’ 그런 말들을 많이 했어요.” -전 종로서적 직원, 이선우

 

<4부. 사람과 사랑이 만나는 곳>에서는 당시 젊음의 거리였던 관철동으로 가는 시작점이었던 종로서적 1층 만남의 장소 모습과 추억 속 관철동 모습들을 사진을 통해 만날 수 있다.

 

토요일 저녁의 종로서적 입구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빼곡했다. 그들은 어디선가 자신의 이름이 들려오기를, 혹은 자신도 누군가의 이름을 외칠 수 있기를 소망하며 인파로 가득한 종로 거리를 좌우로 두리번거렸다. 기다리던 사람이 누구든, 친구이든, 애인이든 가족이든, 그들이 나타나면 사람들은 환한 표정으로 웃으며 층계를 내려갔다. 종로서적 입구에 서서 목을 빼고 늦게 오는 친구를 기다려본 사람은 그렇게 친구나 애인을 먼저 만나는 사람이 얼마나 부러운지 알 것이다. -김연수,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문학동네, 2007년

 

`우리가 만나던 그곳, 종로서적` 기획전 홍보 포스터

특히 이번에는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 BK21교육연구단과 공동으로 기획전시 연계 학술대회 <종로서적과 한국 현대 서점 문화사>도 마련했다. 학술대회는 지난 21일 공평도시유적전시관 교육실에서 진행했다.

 

또한 기획전시 연계 특별 강연도 8월 18일(천정환 성균관대 교수)과 8월 25일(이용희 성균관대 강사) 2회에 걸쳐 진행된다. 종로서적과 한국 현대 서점 문화사에 대해 보다 상세하게 알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참가 접수는 8월 1일부터 10일까지 서울시 공공예약서비스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참가자 발표는 8월11일이다.

 

서울역사박물관 김용석 관장은 “이번 전시를 위해 옛 종로서적에 종사하셨던 분들을 포함하여 여러 시민들께서 그들의 기억과 추억이 담긴 물건과 사연을 보내주셔서 감사드리며” 또한 “이 전시가 여러분의 ‘종로서적’을 추억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관람 시간은 평일 및 주말 모두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다. 공휴일을 제외한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0
포토뉴스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건설사 부도 증가로 건설공제조합 대위변제액 21% 증가 건설 경기 악화로 인해 지난해 건설공제조합이 회원사인 건설사 대신 협력업체에 지급한 하도급 대금 등 대위변제액이 2,218억원으로 전년 대비 21.1%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건설공제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대위변제액은 2,218억원으로, 전년(1,831억원)보다 387억원 늘어났다. 대위변제는 건설공제조합이 보증을 제공한 회원사인 .
  2. 대법원, 이재명 '김문기 골프·백현동' 발언 '유죄 취지' 파기환송... 여야 격돌 대법원이 5월 1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김문기 골프 발언'과 '백현동 국감 발언'을 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로 판단하고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하자, 여야가 정면으로 충돌하며 격렬한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후 4시 30분 기자회견에서 "법 앞에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는 헌법의 원칙이 재...
  3. 한덕수, “개헌 마무리 후 즉시 사임”…대선 출마 공식 선언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제21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임기 3년 내 개헌을 마무리하고 곧바로 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개헌, 통상 현안 해결, 국민통합을 3대 핵심 과제로 내세웠다.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를 선언한 한 전 총리는 “대통령이 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개헌을 완수하기 위해 출마하는 것...
  4. LG화학, 1분기 영업이익 68.9% 증가… “포트폴리오 재편 효과 본격화” LG화학이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2조1710억원, 영업이익 4470억원의 실적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매출은 4.8%, 영업이익은 68.9% 증가했으며, 전 분기 대비로는 매출이 1.3%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30일 LG화학은 이 같은 1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하며, 사업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재편과 운영...
  5. 정부, 7월까지 추경 70% 신속 집행…민생·산업 총력 대응 정부는 경제 불확실성에 대응해 12조원 규모의 추경예산을 7월 말까지 70% 이상 신속히 집행하고, 민생 안정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각종 지원책을 가속화하기로 했다.김범석 기획재정부 장관 직무대행 1차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현 정부의 마무리까지 흔들림 없이 리스크에 대응하고 민생 ...
  6. 박찬대 “장애인 권리 보장, 대선 공약으로 실현할 것”… 정책제안 페스티벌 축사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23일 오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21대 대선 장애인 정책제안 페스티벌’에 참석해, 장애인 권리 보장을 위한 정책 추진 의지를 밝혔다. 이날 박 원내대표는 축사를 통해 “대한민국의 국격은 약자를 어떻게 대하는가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장애인이 체감할 ...
  7. BNK금융그룹, 1분기 순이익 1666억원…전년比 33.2%↓ BNK금융그룹(회장 빈대인)이 25일 공시를 통해 2025년 1분기 연결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지분)이 16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9억원(33.2%) 감소했다고 밝혔다.BNK금융그룹의 1분기 순이익 감소는 유가증권 관련 이익 등 비이자 이익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자 이익 감소와 대손비용 증가가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은행 .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