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쪼개기 연차` 신공…유연근무제 허점 노린 `간 큰` 公기관 직원

  • 김인규 기자
  • 등록 2023-10-06 09:10:01
기사수정
  •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 직원 185회 복무위반
  • 김두관 의원실, 제5차 공직기강자체점검 감사 결과 확보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A씨는 올해 2월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반차를 신청했다. 유연근무제로 근무하는 A씨는 당초 퇴근시간이 8시30분이지만, 이같은 연차사용계획을 제출하고 30분 일찍 퇴근한 것이다. A씨가 휴가 종료 시간을 정해진 퇴근 시간보다 앞당겨 적고 조기 퇴근한 경우는 최근 28개월간 10회에 달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두관 민주당 의원

출근하지 않은 날에 대해 휴가 신청을 할 때도 `근무 시간 줄이기` 꼼수는 이어졌다. 휴가 시간을 실제보다 30분~1시간씩 적게 신청하는가 하면, 결근 사후 처리를 미루는 방식으로 아예 휴가 처리를 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실제로 2시간 일찍 퇴근했지만 1시간만 휴가로 처리한 사례도 적발됐다. 이런 식으로 적게는 30분~1시간씩 실제 쉰 시간보다 휴가 시간을 적게 써낸 시간은 총 185시간 32분에 달했다.

 

A씨는 불성실한 복무실태는 내부 제보로 인해 덜미가 잡혔다.

 

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두관 민주당 의원실이 확보한 `2023년도 제5차 공직기강 자체 점검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관의 감사실이 2021년 1월4일부터 올 5월31일까지 감사를 실시한 결과 A씨는 174일에 걸쳐 복무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근무일 595일 중 출퇴근 시간이 확인된 542일의 복무 현황을 조사한 결과다. 이는 근무일 대비 32.1%에 해당하는 기간으로, 사흘에 한 번꼴로 규정을 어긴 셈이다. 횟수로 따지면 무단조퇴 123회·지각 53회·결근 6회·근무지 이탈 3회 등 총 185회다.

 

해당 기관이 A씨의 복무위반을 적시에 거르지 못하고 1년 넘은 후라야 적발할 수 있었던 데에는 유연근무제의 허점을 간과한 탓으로 풀이된다. A씨는 일정한 시간에 일하는 근무 형태가 아니라, 업무시간을 탄력적으로 배분하는 유연근무로 일했다.

 

출퇴근 시간이 고정된 게 아니라는 점에서 근무시간을 매번 감시하는 데 허술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 기관의 `유연근무제 운영규칙`에 따르면 "유연근무 직원은 근무시간을 철저하게 지키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됐다.

 

국토교통진흥원 감사실은 A씨에 대해 "장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위반했으며, 위반한 날이 복무 시간 확인이 가능한 근무일 수 대비 32.1%에 이르는 등 위반 횟수와 시간이 상당한 정도에 해당한다"면서 중징계 처분을 요구했다.

 

김두관 의원은 "공공기관 직원들의 이런 꼼수는 적발되지 않은 사례가 무수히 많을 것"이라며 "개개인별로 양심껏 행동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각 기관에서 꼼수가 불가능하도록 시스템적으로 원천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0
포토뉴스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대법원, 이재명 '김문기 골프·백현동' 발언 '유죄 취지' 파기환송... 여야 격돌 대법원이 5월 1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김문기 골프 발언'과 '백현동 국감 발언'을 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로 판단하고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하자, 여야가 정면으로 충돌하며 격렬한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후 4시 30분 기자회견에서 "법 앞에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는 헌법의 원칙이 재...
  2. 한덕수, “개헌 마무리 후 즉시 사임”…대선 출마 공식 선언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제21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임기 3년 내 개헌을 마무리하고 곧바로 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개헌, 통상 현안 해결, 국민통합을 3대 핵심 과제로 내세웠다.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를 선언한 한 전 총리는 “대통령이 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개헌을 완수하기 위해 출마하는 것...
  3. 정부, 7월까지 추경 70% 신속 집행…민생·산업 총력 대응 정부는 경제 불확실성에 대응해 12조원 규모의 추경예산을 7월 말까지 70% 이상 신속히 집행하고, 민생 안정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각종 지원책을 가속화하기로 했다.김범석 기획재정부 장관 직무대행 1차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현 정부의 마무리까지 흔들림 없이 리스크에 대응하고 민생 ...
  4. LG화학, 1분기 영업이익 68.9% 증가… “포트폴리오 재편 효과 본격화” LG화학이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2조1710억원, 영업이익 4470억원의 실적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매출은 4.8%, 영업이익은 68.9% 증가했으며, 전 분기 대비로는 매출이 1.3%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30일 LG화학은 이 같은 1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하며, 사업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재편과 운영...
  5. BNK금융그룹, 1분기 순이익 1666억원…전년比 33.2%↓ BNK금융그룹(회장 빈대인)이 25일 공시를 통해 2025년 1분기 연결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지분)이 16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9억원(33.2%) 감소했다고 밝혔다.BNK금융그룹의 1분기 순이익 감소는 유가증권 관련 이익 등 비이자 이익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자 이익 감소와 대손비용 증가가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은행 .
  6. IBK기업은행, 1분기 순이익 8142억원…전년比 3.8%↑ IBK기업은행(은행장 김성태)이 2025년 1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814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실적을 25일 발표했다.IBK기업은행의 1분기 실적은 시장금리 하락 등 은행산업 전반의 여건 악화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성장세를 보였다. 은행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7604억원을 시현했으며, 특히 중소기업 지원 부문에서 괄목할 ...
  7. 한덕수 권한대행 총리직 사임... "더 큰 책임 지는 길 결정"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일 오후 4시 사임 의사를 공식 발표했다. 대선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 한 권한대행은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담화를 통해 "우리가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 제가 해야 하는 일을 하고자 직을 내려놓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한 권한대행은 "제 앞에는 ...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