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년퇴직 앞둔 공무원, 평생 쌓은 업무비법 공개

  • 민동우 기자
  • 등록 2017-10-23 11:15:07
기사수정

“세상과 멀어지는 ‘갈라파고스 관료들’”, “세종시에서 쏟아지는 3류 정책 … 이제 바꿔야 한다”, “’길과장‘과 행정수도” … 모두 최근 언론이 우려 섞인 목소리로 쏟아낸 말들이다. 이러한 지적은 역설적으로 보고서?기획서 작성 능력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종전에는 간부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도제식으로 배우며 문서를 작성했으나 이제 간부와 한 장소에서 함께 일하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이런 상황일수록 창의적 업무 능력이 필요하다. 어떤 정책을 제대로 입안하고 실행하려면 무엇보다 실무선에서 작성한 시안, 초안이 어느 정도 완성도가 있어야 한다. 상관이 별로 손보지 않아도 완성되는 보고서를 작성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행정안전부 소속의 현직 공무원이 정년퇴직을 앞두고 35년간 공직생활을 하며 쌓아온 업무 노하우를 사장시키지 않고 꼼꼼히 담아 책으로 발간했다. 


주인공은 행정안전부 행정서비스통합추진단장을 끝으로 금년 연말에 정년퇴직하는 일반직 고위공무원인 김형묵(60세)이다. 그는 고등학교를 마치고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중도에 대학을 다니기 위해 잠시 퇴직을 했다가 졸업 후 7급으로 다시 시작해 고위공무원까지 올랐다. 


총 35년간 공직의 외길을 걸으며 말단 직에서 고위직까지 공무원의 계급을 두루 밟은 공직계급체계의 산증인이다. 특히, 정부조직관리 업무를 총 14년이나 했다. 그 기간 동안 김대중 정부부터 시작해 정부조직개편만도 네 번이나 참여한 베테랑이다. 이런 경력으로 비고시(非高試) 일반 승진자 중 최초로 조직기획과장으로 발탁되기도 해 행안부 내에서 ‘조직의 전설’로 불린다.


7급 때부터 책을 읽고 독서노트를 쓰기 시작해 지금까지 1,294권의 책을 읽고, 독서노트 111권을 작성했다. 대략 계산해보아도 일 년에 45권정도, 한 달에 4권정도의 책을 읽어온 셈이다. 격무부서에 주로 근무하면서도 꾸준히 책을 읽으며 독서노트를 써온 끈기는 책을 멀리하는 요즘 세태에 울림을 준다.


저자가 내놓은 《잘나가는 행정인의 조건》은 꾸준히 적어온 독서노트에서 업무에 도움이 되는 내용을 추리고 자신의 경험 사례를 엮어 놓은 책이다. 책에 담긴 주요내용은 문서로 이루어지는 업무 중에 가장 중요한 보고서 작성 방법과 역량을 쌓아나가는데 필요한 자기계발 지혜들이다.


최근 언론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길국장’, ‘길과장’이 생겨나는 세종청사 시대는 실무자의 보고서 작성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또한 부부가 함께 사회 생활하는 요즘,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해 개인 시간을 확보함으로써 일과 가정을 양립하는 지혜가 필요한 때에 맞춤형 책이 나왔다. 저자가 붙인 ‘천권일책(千卷一冊)’이라는 말과 같이, 천 권의 지식을 정선해 담은 《잘나가는 행정인의 조건》은 공무원들의 행정업무에 든든한 어깨가 되리라 본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추천사에서 “실무에서 관리까지 업무를 두루 경험해온 행안부 간부가 일처리 능력과 현장 노하우는 물론 행정에서 필요한 인문소양을 소개하는 책을 내놓아 여러모로 기대가 큽니다. 많은 공무원이 이 책을 읽고 선배의 소중한 경험을 이어받아 행정 현장에서 발생하는 복잡다기한 문제들을 훌륭하게 해결하는 능력 있는 공직자가 되길 바랍니다.”라며, 우리 행정의 역량강화를 위해 공직선임들의 업무 노하우 전수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참고로, 한 권에 다 담기에 내용이 많아 분리해 내기로 한 ‘직장인의 인문소양’을 안내하는 책은 금년 연말경에 나올 예정이다. 저자는 “이 책까지 나오게 되면 후배 공무원들에게 전해줄 책무의 부담을 훌훌 털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퇴직을 하게 된다.”고 귀띔한다.

0
포토뉴스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건설사 부도 증가로 건설공제조합 대위변제액 21% 증가 건설 경기 악화로 인해 지난해 건설공제조합이 회원사인 건설사 대신 협력업체에 지급한 하도급 대금 등 대위변제액이 2,218억원으로 전년 대비 21.1%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건설공제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대위변제액은 2,218억원으로, 전년(1,831억원)보다 387억원 늘어났다. 대위변제는 건설공제조합이 보증을 제공한 회원사인 .
  2. 대법원, 이재명 '김문기 골프·백현동' 발언 '유죄 취지' 파기환송... 여야 격돌 대법원이 5월 1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김문기 골프 발언'과 '백현동 국감 발언'을 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로 판단하고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하자, 여야가 정면으로 충돌하며 격렬한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후 4시 30분 기자회견에서 "법 앞에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는 헌법의 원칙이 재...
  3. 한덕수, “개헌 마무리 후 즉시 사임”…대선 출마 공식 선언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제21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임기 3년 내 개헌을 마무리하고 곧바로 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개헌, 통상 현안 해결, 국민통합을 3대 핵심 과제로 내세웠다.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를 선언한 한 전 총리는 “대통령이 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개헌을 완수하기 위해 출마하는 것...
  4. LG화학, 1분기 영업이익 68.9% 증가… “포트폴리오 재편 효과 본격화” LG화학이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2조1710억원, 영업이익 4470억원의 실적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매출은 4.8%, 영업이익은 68.9% 증가했으며, 전 분기 대비로는 매출이 1.3%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30일 LG화학은 이 같은 1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하며, 사업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재편과 운영...
  5. 정부, 7월까지 추경 70% 신속 집행…민생·산업 총력 대응 정부는 경제 불확실성에 대응해 12조원 규모의 추경예산을 7월 말까지 70% 이상 신속히 집행하고, 민생 안정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각종 지원책을 가속화하기로 했다.김범석 기획재정부 장관 직무대행 1차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현 정부의 마무리까지 흔들림 없이 리스크에 대응하고 민생 ...
  6. 박찬대 “장애인 권리 보장, 대선 공약으로 실현할 것”… 정책제안 페스티벌 축사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23일 오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21대 대선 장애인 정책제안 페스티벌’에 참석해, 장애인 권리 보장을 위한 정책 추진 의지를 밝혔다. 이날 박 원내대표는 축사를 통해 “대한민국의 국격은 약자를 어떻게 대하는가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장애인이 체감할 ...
  7. BNK금융그룹, 1분기 순이익 1666억원…전년比 33.2%↓ BNK금융그룹(회장 빈대인)이 25일 공시를 통해 2025년 1분기 연결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지분)이 16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9억원(33.2%) 감소했다고 밝혔다.BNK금융그룹의 1분기 순이익 감소는 유가증권 관련 이익 등 비이자 이익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자 이익 감소와 대손비용 증가가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은행 .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