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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환 등 민주노총 지도부 사퇴··· “사회적 대화는 안 가본길, 집행부 한계 누적"

  • 박은희 기자
  • 등록 2020-07-24 14:5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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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의원들의 뜻, 겸허한 마음으로 수용"
  • "민주노총은 여전히 사회적 문제 해결하기 위한 의지 가지고 있어"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24일 오후 2시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지도부 사퇴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헌기 기자)민주노총이 임시 대의원대회에서 ‘노사정 잠정 합의안’을 부결시키면서, 김명환 위원장 등 지도부가 임기 5개월을 남겨두고 사퇴했다. 이후 민주노총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된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24일 오후 2시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지도부 사퇴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짧은 시간이었지만 시대적 요구를 걸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활동과 교섭 그리고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합의 최종안 승인을 호소드렸지만 부결됐다”며, “온라인 임시대의원대회 투표를 통해 확인된 대의원들의 뜻을 어느 때보다 무겁게 받아들이고 겸허한 마음으로 수용한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이미 예고한대로 임기가 5개월 남짓 남았지만, 책임을 지고 위원장, 수석부위원장, 사무총장직을 사퇴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견에는 김 위원장을 비롯해 김경자 수석부위원장, 백석근 사무총장, 송보석 대변인 등 지도부 전원이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지금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일자리를 지키고 고용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를 위해 정부의 예산과 정책이 고용 유지에 초점이 맞춰주길 바랐다”며, “‘해고 금지’, ‘총 고용 보장’이라고 하는 추상적인 레토릭이 아닌 실질적 내용을 확보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그는 “사회적 대화는 민주노총이 안 가본 길이다. 넘어야 할 산이 많았고 그 과정에서 집행부의 한계가 누적되며 마지막에 모두 드러났다”면서 “한 달간의 과정이 민주노총이 성장하기 위한 성장통이라고 생각한다. 민노총은 여전히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의지를 가지고 있으며, 정부도 그러한 의지가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계속 가져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민주노총은 위원장 유보 시 비대위를 구성하도록 명시돼 있다. 집행부의 공백이 없도록 비상대책위 구성을 위한 중앙집행위원회 소집 공문을 월요일에 보낼 예정”이라며, 지난 25년이 넘는 기간 동안 표방했던 모든 노동자를 위한 민주노총, 한국 사회의 어려운 과제를 해결하고 아젠다를 제시하는 역할을 다하는 지도부가 공백없이 들어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백석근 사무총장(왼쪽부터), 김명환 위원장, 김경자 수석부위원장이 24일 ‘지도부 사퇴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국민들께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이헌기 기자)

김경자 수석부위원장 “민주노총이 코로나 위기 시대에 민노총 100만을 넘어서 취약계층 사각지대를 위해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 원포인트 노사정 합의체를 건의했다”면서 “미흡한 부분은 있지만, 취약계층 노동자를 위해 조합원들을 설득하려고 노력했으나, 지도부가 대의원들을 충분히 설득하지 못했고 받아들이지 못했다. 참으로 아쉽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노총이 (노사정 협의체 구성) 경험이 없다 보니 저희가 고민한 입장과 현장까지 전달된 입장이 충분히 맞닿지 못했다”면서 “사각지대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민노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백석근 사무총장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교섭과 투쟁을 병행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며, “임시 대의원대회에서 아쉬운 결과로 사퇴하게 되지만 민주노총의 단결과 통합, 투쟁을 위해 앞으로도 조합원으로 돌아가 열심히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김명환 지도부는 마지막으로 국민들을 향해 허리 숙여 인사하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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