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공무원 실종 후 북한서 피격··· 김정은, 이례적 사과 "문 대통령·남녘 동포들에 미안"

  • 이상철 기자
  • 등록 2020-09-26 11:01:59
기사수정
  • 군당국 설명과 북한 해명, 상충되는 부분 있어
  • 서훈, "앞으로 지속해서 조사와 파악 필요하다"

실종 공무원이 탑승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가 26일 오전 서해 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운항하고 있다. (사진=이헌기 기자) 24일 서해 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우리나라 공무원이 실종됐다가 북한에서 피격된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북한은 25일 이례적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더해 준 데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선 공무원인 A씨는 구명조끼를 입고 부유물에 올라탄 채 22일 오후 3시 30분경 북한 수산사업소 선박에 최초 발견됐다. 해당 선박 선원들은 21일 A씨에 대한 실종 신고를 했다. 

 

밤 9시 40분경 북한군이 단속정을 타고 다가와 A씨에게 총격을 가했다. 총격 직전 '상부 지시'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이어 밤 10시 11분 북측 해상에서 시신에 기름을 부어 불태웠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이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5일 통지문을 통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이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 북한 당국은 책임있는 답변과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힌지 하루만이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가 오전에 보내온 통지문 전문을 공개했다. 통지문은 국가정보원을 통해 전달됐다.

 

북측은 “김 위원장 동지는 가뜩이나 악성비루스(코로나19) 병마의 위협으로 신고(고생)하고 있는 남녘 동포에게 도움은커녕 우리 측 수역에서 뜻밖에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더해 준 데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뜻을 전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지도부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발생했다고 평하면서 이 같은 불상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상 경계 감시와 근무를 강화하며, 단속 과정에 사소한 실수나 큰 오해를 부를 수 있는 일이 없도록, 해상 단속 취급 전 과정을 수록하는 체계를 세우라고 지시했다”며 “북남 사이 관계에 분명 재미없는 작용을 할 일이 우리 측 수역에서 발생한 데 대해 귀측에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북한은 통지문에서 사건의 경위도 설명했다. 북측은 “강령반도 앞 우리 측 연안에 부유물을 타고 불법 침입한 자에게 80m까지 접근하여 신분 확인을 요구하였으나 처음에는 한두 번 대한민국 아무개라고 얼버무리고는 계속 답변을 하지 않았다”면서 “우리 측 군인들이 단속 명령에 계속 함구무언하고 불응하기에 더 접근하면서 2발의 공탄을 쏘자 놀라 엎드리면서 도주할 듯한 상황이 조성되었다고 한다”고 기술했다.

 

이어 “해상경계근무 규정이 승인한 행동준칙에 따라 10여 발의 총탄으로 불법 침입자를 향해 사격하였으며, 이때의 거리는 40~50m였다”며, “사격 후 아무런 움직임도, 소리도 없어 10여m까지 접근하여 확인 수색하였으나 정체불명의 침입자는 부유물 위에 없었으며 많은 양의 혈흔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북측은 “불법 침입자가 사살된 것으로 판단하였으며, 침입자가 타고 있던 부유물은 국가비상방역 규정에 따라 해상 현지에서 소각했다”고 덧붙였다. 

 

군당국의 설명과 북한의 해명이 상충되는 부분이 있어 정확한 조사와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서 안보실장은 "우리 군의 첩보를 종합한 판단한 결과와 일부 차이가 나는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 지속해서 조사와 파악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당국은 공무원의 자진 월북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유족들은 의문을 갖고 있어 이에 대한 추가 조사 역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0
포토뉴스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대법원, 이재명 '김문기 골프·백현동' 발언 '유죄 취지' 파기환송... 여야 격돌 대법원이 5월 1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김문기 골프 발언'과 '백현동 국감 발언'을 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로 판단하고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하자, 여야가 정면으로 충돌하며 격렬한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후 4시 30분 기자회견에서 "법 앞에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는 헌법의 원칙이 재...
  2. 한덕수, “개헌 마무리 후 즉시 사임”…대선 출마 공식 선언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제21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임기 3년 내 개헌을 마무리하고 곧바로 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개헌, 통상 현안 해결, 국민통합을 3대 핵심 과제로 내세웠다.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를 선언한 한 전 총리는 “대통령이 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개헌을 완수하기 위해 출마하는 것...
  3. 정부, 7월까지 추경 70% 신속 집행…민생·산업 총력 대응 정부는 경제 불확실성에 대응해 12조원 규모의 추경예산을 7월 말까지 70% 이상 신속히 집행하고, 민생 안정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각종 지원책을 가속화하기로 했다.김범석 기획재정부 장관 직무대행 1차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현 정부의 마무리까지 흔들림 없이 리스크에 대응하고 민생 ...
  4. LG화학, 1분기 영업이익 68.9% 증가… “포트폴리오 재편 효과 본격화” LG화학이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2조1710억원, 영업이익 4470억원의 실적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매출은 4.8%, 영업이익은 68.9% 증가했으며, 전 분기 대비로는 매출이 1.3%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30일 LG화학은 이 같은 1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하며, 사업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재편과 운영...
  5. BNK금융그룹, 1분기 순이익 1666억원…전년比 33.2%↓ BNK금융그룹(회장 빈대인)이 25일 공시를 통해 2025년 1분기 연결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지분)이 16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9억원(33.2%) 감소했다고 밝혔다.BNK금융그룹의 1분기 순이익 감소는 유가증권 관련 이익 등 비이자 이익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자 이익 감소와 대손비용 증가가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은행 .
  6. IBK기업은행, 1분기 순이익 8142억원…전년比 3.8%↑ IBK기업은행(은행장 김성태)이 2025년 1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814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실적을 25일 발표했다.IBK기업은행의 1분기 실적은 시장금리 하락 등 은행산업 전반의 여건 악화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성장세를 보였다. 은행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7604억원을 시현했으며, 특히 중소기업 지원 부문에서 괄목할 ...
  7. 한덕수 권한대행 총리직 사임... "더 큰 책임 지는 길 결정"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일 오후 4시 사임 의사를 공식 발표했다. 대선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 한 권한대행은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담화를 통해 "우리가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 제가 해야 하는 일을 하고자 직을 내려놓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한 권한대행은 "제 앞에는 ...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