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9일 기준금리를 현재 2.75%에서 2.50%로 0.25%포인트 인하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2025.5.29 (c) 연합뉴스
이번 금리 인하는 가계대출 증가세와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한 경계감이 여전하지만, 물가 안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성장률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경기 하방압력을 완화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금융중개지원대출 금리도 연 1.25%에서 연 1.00%로 인하하여 같은 날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금융통화위원회는 국내경제 현황에 대해 소비, 건설투자 등 내수 회복지연과 수출 둔화로 1/4분기 역성장에 이어 4월에도 부진한 흐름을 지속했다고 평가했다. 고용 부문에서는 전체 취업자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제조업 등 주요 업종은 감소세를 이어갔다고 분석했다.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내수 부진이 점차 완화되겠지만 그 속도는 더딜 것으로 보이며, 수출은 미국 관세부과 영향 등으로 둔화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금년 성장률은 지난 2월 전망치(1.5%)를 큰 폭 하회하는 0.8%로 전망된다고 발표했다.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에 대해서는 무역협상 전개 상황, 정부 경기부양책, 주요국 통화정책 방향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했다.
물가 상황과 관련해서는 4월 중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상승률이 각각 2.1%를 나타내는 등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고 평가했다.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은 5월 중 2.6%로 전월(2.8%)보다 하락했다. 앞으로 물가상승률은 가공식품 및 서비스 가격 인상 등의 상방압력을 국제유가 하락, 낮은 수요압력 등이 상쇄하면서 2% 내외의 안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금년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2월 전망에 부합하는 1.9%로,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 전망치(1.8%)를 소폭 상회하는 1.9%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세계경제에 대해서는 글로벌 무역갈등이 일부 완화되었지만 높은 관세율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둔화될 전망이며 물가경로의 불확실성도 높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그간 크게 확대되었던 위험회피심리가 완화되면서 주가가 반등했으나,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 지속 및 재정적자 우려 등으로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금융·외환시장에서는 주요 가격변수가 미국과 주요국 간 관세협상 등 대외요인에 주로 영향받아 등락했다고 평가했다. 원/달러 환율이 높은 변동성을 지속하는 가운데 무역갈등 완화, 아시아 통화 강세 등으로 하락했고, 장기 국고채금리는 미국 장기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반등했으나 주요국에 비해서는 상승폭이 제한적이었다고 분석했다.
주택시장과 관련해서는 주택가격이 서울 지역에서는 오름세가, 여타 지역에서는 하락세가 지속되었으며, 가계대출 증가규모는 지난 2~3월 중 늘어난 주택거래 영향으로 확대되었다고 밝혔다.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금융통화위원회는 성장의 하방리스크 완화를 위한 금리인하 기조를 이어나가되, 이 과정에서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와 이에 따른 물가 흐름 및 금융안정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시기 및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국내경제가 물가상승률은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금년 중 성장률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며 향후 성장경로의 불확실성도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금융완화 기조 지속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세 확대 가능성과 외환시장의 높은 변동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